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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_youngheelee_Crack : Fly Hight 2017.12.19-12.31


youngheelee

Crack : Fly Hight

2017.12.19-12.31 1:00pm - 6:00 pm

월요일은 쉽니다. Closed on monday

artist reception

2017.12.23 6:30 p.m.

 

많은 일이 있었던 2017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인스턴트루프는 youngheelee (이영희) 작가의 Carck : Fly Hight으로 2017년을 보내려고 합니다.



youngheelee

Crack : Fly Hight


youngheelee 작가는 정말 오랫동안 틈 Crack 이란 제목으로 작업을 해왔다. 작가와 나의 인연은 2011년에 함께 만든 < Lee Younghee > 도록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989년부터 2000년대 작업까지 정리한 한시적인 마스터 카탈로그인 이 책을 만든 이후에도 두 권의 도록과 한 권의 아티스트 북을 함께 만들었다.


첫 도록을 만들 때, 그가 한 말 중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바로 ‘많은 것을 했는데 남아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라는 말이었다. 직물을 사용한 그의 대규모 설치 작업은 전시가 끝나면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다. 직물을 짜고, 염색하고 흙과 낙엽을 채웠던 감각이 작가의 손 끝에 생생히 남아 있음에도 대부분의 설치미술 작품의 운명이 그러하듯 보고 싶다고 아무 때나 꺼내서 펼쳐 볼 수 없으니 그가 느낀 허전함이 어떤 것일지 약간은 이해할 수 있었다.


Mounted View: Anatomical Charts of Restored Antiquity 박제된 시각: 복원된 유믈 해부도 , 1995-1996

Untitled 1998 The 4th Jooksan Int’l Arts Festival, Laughing Stone Camp, Jooksan, Korea

초창기 그의 작업은 유물을 발굴하듯 땅속을 들여다보는 고고학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우리가 < Lee Younghee >(2011) 도록을 만들 때도 마치 그의 초창기 작업처럼 오래된 슬라이드를 다시 스캔하고, 스튜디오에서 색상 보정 작업을 하거나 혹은 몇몇 작품은 다시 설치해서 촬영하는 등 과거를 재조명하는 방식을 거쳤다.

당시 작품에 대한 비평 글에서 정길수 선생님은 그의 작품을 ‘역사’ 혹은 ‘유물’에 대한 메타포로 읽었고, 이 글들은 내가 실제로 보지 못한 작가의 초기 작업을 이해하고 책을 편집하는데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youngheelee 작가가 사용하는 재료가 왕겨와 염색된 꼰사 (꼬여진 실)로 바뀌고 조형적으로는 여성의 몸에 대한 시각적 차용이 점점 두드러지면서 나는 그의 작업을 다른 장에서 이야기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Island, 1998 Total Museum Jahngheung


사실 나는 < 틈 Crack >이란 단어, 혹은 개념에 집착하는-2000년대 이후 그의 작업 제목은 모두 틈 crack으로 시작된다- 작가에게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여성, 아내, 사회인, 엄마라는 역할들 사이(between / crack)를 들여다보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차원에서 이해가 갔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던져진 삶이라는 폭력적인 사건에서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인간은 늘 질문을 던지고 실존의 근거를 찾아내고 싶어 한다. 이런 철학적 자세는 단지 형이상학적 차원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물질세계, 즉 내가 사는 이 세계와 나의 몸 안에서도 가능하다. 나는 여성’이란 생물학적 신체 감각과 젠더 이슈를 통해 작품에 동감 할 수 있었고 끊임없이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youngheelee의 작업을 프랑스 페미니스트들이 주창한 ‘여성적 글쓰기 Écriture féminne’의 맥락에서 바라보고 싶었다.


Life I mixed media and rice husks installation 2011

Crack : 12 mixed media and rice husks, installation 2012

‘여성적 글쓰기’의 대표적인 글인 ‘메두사의 웃음’에서 엘렌 식수는 ‘추방당한 여성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강조한다. 이후 나에게 ‘돌아온다’는 행위는 페미니즘의 실천에서 중요한 행동 강령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2016년에 일어났던 #예술계_내_성폭력 폭로 사태 및 일련의 여성 권리 이슈에 대한 사회의 퇴행적 반응 속에서 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 할 지라도 다시 담론의 장으로 ‘돌아오는 행위’가 곧 실천임을 깨닫고 있다.

한편, youngheelee는 작품에서 여성으로 재현되는 대지와 그 아래에 있는 뿌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가는 행위’를 꿈꾼다. 2012년 프로젝트를 기록한 < Crack : 12 >에 수록된 한 편의 희곡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암시를 주는 텍스트로 생물학적, 젠더적 여성성을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전복시킨다. 그리고 이번 전시 < Crack : Fly Hight >(2017) 에서 youngheelee는 시각적으로 다시 한번 그 메세지를 전한다.

‘Fly Hight!’



박기현 / 인스턴트루프




more infomation : www.younghee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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