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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 이영희_393_말없음표 2014.12.26-2015.1.7


2014-2015 이영희 <393_말없음표> Younghee Lee '393_ellipsis'

www.youngheelee.com

393_ellipsis,

‘말없음표(……)’는 호기롭게 내밀기보다 더 어려운, 꿀꺽 삼키고, 더듬거리며, 말해지지 않은 것, 웅얼거리는 어휘(이미지)의 파편으로, 우리는 이에 귀 기울이고자 그 대상에 몸을 가까이 들이댄다.’ -이영희


393자. 국민교육헌장의 또 다른 이름. 이 숫자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것이다. 맥락에서 떼어져 나온 단어들과 기호들은 허공에서 유령처럼 부유한다. 393자는 바로 그 유령이다. 1950년대생인 작가의 세대가 외우고 또 외웠던 그 텍스트는 2014년 세월호가 서서히 가라앉는 순간 작가의 기억 속에서 음습한 공포심과 함께 되살아났다. 작가는 공문서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아래한글’에 있는 기호들과 타이포들로 사라지고 망각 된 역사속 개인들의 잃어버린 말들을 다시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총 44개의 이미지가 담긴 이 책은 작동하지 않는 국가를 상징하는 봉황 장식과 서류철에 사용되는 재질로 덮여 있다. 봉황, 맹세문의 파편들과 같이 국가의 시스템과 권위를 상징하는 이미지들은 파괴되고 사라져 간 존재들 앞에 작동하지 않는 페티쉬가 되어 버렸다. 역사의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할 것. 그것이 바로 작업으로서 393_ellipsis가 갖는 의미일 것이다.


박기현 _에디터 / 인스턴트루프 디렉터



393_ellipsis, 이영희, 50.000원 ( 각 책에 작가의 싸인과 에디션 넘버가 있는 artbook입니다) 이영희, 393_ellipsis, 2014 제작 studio vitrine 88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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